[열린광장]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는 미지의 세계, 가보지 못한 곳에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이것은 어떤 장소일 수도 있고 다가올 미래일 수도 있다. 내가 70대가 되었을 때의 세상은? 100세가 되었을 때 내 건강은 어떨까? 이런 면에서 최근 중앙일보에 개재된 김형석 교수의 글 ‘120세 시대,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은 고맙고 감사하다. 104세라는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있는 그의 진솔한 고백이어서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의 저서를 읽기 시작했고, 또 그의 강연을 들으며 그의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사랑,역사와 사회에 대한 한결같은 책임의식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어려운 유학 생활을 잘 견디고 오늘을 있게 해 준 신에게 감사하며 방학 때는 지방까지 다니며 강연회를 했다. 그는 철학 교수로,베스트 셀러 작가로 인지도가 높아 강연 요청도 많았다고 한다. 김 교수는 오래전 한 강연에서 모두 같이 잘살 수 있는 제도와 기독교 윤리에 관해 얘기했다. 요지는 이렇다. “지금까지 인간이 만든 제도는 자본주의(시장경제)와 공산주의(계획경제)가 있는데 공산주의는 인간이 실현할 능력이 없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어 폐기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시장경제는 필연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만들게 된다. 시장경제에서는 자신의 소유물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을 비난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불평등이 심화하고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대안이 되는 것이 기독교 윤리다. 여기에는 많이 가진 자가 사회적 약자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예수가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의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강연이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공산주의는 사라지지 않고 인간의 자유를 더 억압하고 있고, 또 종교가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는 세상이 되어 있다. 김 교수는 104세가 된 지금 90세 이후의 생각과 95세부터의 삶에 관해 이야기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미래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다. 그는 90세까지 계획된 삶을 살았고,그후에는 주어지는 대로 충실히 살아왔다고 했다. 또 95세부터는 정신이 약한 육체를 이끌고 있다고 고백한다. 한국보다 100세 이상 인구가 10배나 많은 일본에서 100세 이상 살기 바라는 인구의 비율은 21%에 불과하다고 한다. 100세 이상 시니어의 힘든 삶을 우리보다 더 많이 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육체의 한계가 이렇게 뚜렷하다고 해도 육체를 더 강하게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그렇다면 약해진 육체를 이끌어 가야 할 정신을 더 강하게 훈련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120까지 사세요”라는 인사보다 “더 오래 우리 곁에 계셔 주세요”라는 인사를 듣고 싶다는 김 교수님에게 “더 오래 우리 곁에서 좋은 얘기를 해주세요”라고 인사하고 싶어진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감사 철학 교수로베스트 종교가 사회적 김형석 교수